개혁은 미풍이 아니라 광풍이어야 한다.  
改革은 微風이 아니라 革命의 狂風이어야 한다.

탄핵가결로 촉발된 보수와 개혁의 충돌이 한반도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20세기 초부터 식민지시대와 해방후 좌.우익의 분열로 인한 분단과 민족상잔, 군사독재와 개발독재의 악순환을 거치며 참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우리는 이제 숨돌릴 새 없이 지난 세월 차마 돌아보지 못했던 근원적인 문제에 칼을 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멀게는 친일청산문제부터 가깝게는 IMF로 인한 사회계층분화 문제까지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망라해 대한민국을 뿌리채 흔들며 진정한 자주독립을 위한 대장정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은 탄핵정국이지만 드러나지 않은 빙산의 전체는 지난 세월 우리가 만들어놓은 우리의 퇴적물이다. 개혁은 철저한 자기부정과 자기성찰을 통해 꽃피울 수 있는 것이다. 개혁의 봇물은 이미 터졌고 개혁을 주창하는 구시대의 선구자는 마치 부지깽이가 더 이상 태울 것 없을 때 마지막으로 아궁이에 던져지듯 그 또한 개혁의 아침에 사라지는 이슬일 따름이다. 강바닥에 오랫동안 형성된 구시대의 잔재까지 휘감으며 개혁의 강물은 거침없이 도도히 흘러가야 할 것이다.


만일 소위 작금에 회자되는 정치개혁정도의 변화로 해법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면 대단히 큰 착각이며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결단코 지금은 자본주의 시스템의 한계에 도달했으며 더 이상의 수정과 보완은 시스템의 붕괴를 가속화할 뿐인 것이다. IMF이후 우리사회는 극단적인 계층분화와 없는 다수의 몰락이 날개를 달고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물론 아니다. 세계적으로도 수구보수 세력의 수성을 위한 재편과 이 에 거세게 항거하는 NGO와의 갈등이 더욱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수구는 강해 보이지만 발목이 이미 썩어들어 오고있다. 400만으로 향하는 신불자와 해체되는 제도권의 이탈자들이 만들어 내는 세상이 우리 앞에 더욱 갈등과 분열 그리고 참담함의 정도를 높일 것이다.

정부나 정치권 그리고 제도권에서 안간힘을 쓰며 대책을 마련하고 해법을 제시해도 이미 만신창이가된 자본주의 부대에 더 이상 담아내기는 어려운 것이다.

아시아가 오래 전에 원시공동체였듯이 새시대의 덕목은 열린 공동체인 것이다.
천박해질 수밖에 없는, 그래서 인간의 보편가치마저 말살하는, 삶이 축복이 되지 못하고 형극일 수밖에 없는 무한경쟁, 무한욕구, 이기심의 극치인 자본주의가 조종을 고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근원적으로 보면 체제의 문제는 아니다. 자본주의도 건강하게만 시스템이 관리되었다면 좀더 유용하게 지속될 수 있었지만,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소수 독점 주체자들(도덕성결여)과 기득권 국가의 패권화가 균형을 깨버린 것이다.

특히, IMF이후 한국경제는 절반이하의 헐값에 바겐세일 당했고 사실상 외국인에 점령당해 경제식민지가 되었다고 보아야한다. 넘치는 청년실업과 내수기반의 붕괴 속에서 400만신불자, 보수와 개혁의 첨예한 대립, 남북문제등 21세기 초 우리가 풀어야할 화두인 것이다.

역사는 늘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힘든 자들이 대다수 만들어지는 사회에서 신세계의 동이 텄다. 동트기 전 새벽이 제일 어둡다면 아마도 지금일 것이다.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 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얐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한용운의 "님의 침묵"중

박해권은 1960년 광주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와 동 대학원(경제학 석사)을 마치고 (주)천하제일사료 구매부에 입사하여 해외원자재 선물거래 딜러로 활동하였다. 이후 '삐삐콜'이라는 무선호출안내장치를 개발하여 새로운 개념의 광고서비스 사업을 전개하는 (주)아드맥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고, 지금은 공동체문화 창조의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주)광주뉴스의 대표이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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