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승제
남한산성 초입에 자리잡은 중부면 엄미리 주민들은 4일 마을 어귀에 모여 장승을 깎아 세우고 제사를 지내는 장승제를 지냈다.

엄미리의 장승제는 300여년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엄미리는 산촌이지만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장승마을이다. 엄미리는 하남-용인간 도로변 광주와 하남의 중간인 은고개에서 남한산성쪽으로 들어간다.

엄미리 장승제는 300여년 전 병자호란 당시 청군들이 남한산성을 포위하고 있으면서 주민들을 괴롭히다가 전란이 끝난 직후부터는 전염병이 창궐해 산신에게 치성을 드리고 마을어귀에 장승을 세워 역병의 방지와 마을의 안녕을 기원한 데서 비롯되었다.

엄미리 장승제는 옛 원형을 비교적 완전하게 전승하고 있어 장승제가 열릴 때에는 민속학이나 무속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장승제는 3년에 한 번 대개 음력 2월초에 지내는데 1개월 전에 마을에서 가장 부정이 없는 남자를 제주로 뽑는다. 제주는 한 달 동안 부정을 멀리해야 하고 마을 사람들은 제주에 뽑히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장승제는 새벽에 장승을 깍을 나무를 베는 것으로 시작하며 장승은 인근에 흔한 오리나무로 만드는데 두께 30cm 높이 2m정도로 한다.

장승은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을 각 2개씩 4개를 만들어 세우고 장승제를 지낸 후에는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술과 떡을 나누어 먹는다.

마을에서는 장승을 신성시하여 오래되거나 썩어도 손대지 않아 새로 깍은 장승 주위에는 기울어진 장승, 썩어 넘어진 장승들이 많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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